2008년 10월 7일 화요일

세계 절대 최고 추남 동물 - 모래 쥐

세상에서 못생긴 동물을 꼽아 보려면 대개 순위에 들어오는
것들이 몇 개가 있다.

천산갑이나 아프리가 땅 돼지, 뿔사슴의 암놈, 아드바크등등--

이런 추남들은 웹에도 자주 등장하여 그런대로 그 기이한 인기 몰이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누구나 오늘 이 블로그에 들어오신 분들은 최고 추남의 타이틀은
주저 없이 지금부터 써가는 이 글의 주인공에게 수여 할 것이다.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진짜 추물이다.
아프리카가 고향인 이 친구의 영어 이름은 상당히 길다.
'naked mole rat'이라고 하는데 번역하자면 ‘벌거벗은 두더지 쥐’다.
그래서 이 동물의 본 고향인 아프리카 원주민들은 간단히 sand rat,
모래쥐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 글에서도 편의상 이 이름으로 주인공을
부르기로 하자.

모래 쥐는 케니아, 소말리아, 남부 이티오피아 등의 동부 아프리카의
건조한 초원 지대의 드문드문 서있는 커다란 나무들이 지역의 땅 속에 산다.
모래 쥐의 존재에 대해서 아프리카 토인들은 진작 알고 있었지만
지상에는 나타나지 않고 지하에서만 사는 이 쥐에 대해서 백인들은 거의 모르고 있었다.
아프리카의 모든 동물이 거의 다 밝혀진 현대에까지도
모래 쥐는 요 근래에 까지도 알려지지 않은 비밀의 동물이었다.

이 비밀의 동물에 세상에 얼굴을 내민 것은 1970년 대가 되어서이다.
이 쥐는 생김생김과 습성에 있어 여러 특징이 있다.
너무도 그 특징이 유별나서 분류학적으로 비슷한 생리구조를 가진
사촌이 하나도 없어 속[屬-genus]으로서는 이 쥐가 유일하다.

주변에 비슷한 동물이 전혀 없는 유일한 모래 쥐는 그 특성 때문에
분류학적으로 아예 자기 혼자만 소유하는 전문 속을 하나 가지고 있는 것이다.

먼저 그 유별난 특징부터 간단히 소개 해보자.

먼저 이야기 하자면 젖을 먹고 사는 포유류인데도
뱀과 같은 찬피가 혈관에 흐른다.
그래서 혈액에 의한 신체의 온도 조절이 가능 하지가 않아
항상 일정한 상온에서 살아야 한다.
화상 통증을 느끼는 신경이 피부에 없어서 황산을 발라도 고통에 대한
반응이 없다.

고등 동물인 포유류인데도 사는 곳과 사는 것이 곤충인 개미와 꼭 같다.
모래 쥐는 생쥐와 같이 비교적 작은 사이즈를 가졌다.
10센티 내외의 작은 몸이고 무게는 30그램 정도다.

눈은 실처럼 찢어진 작은 것인데 형체를 구분 할 줄을 모르고
단지 명암만을 구분 할 뿐이다.
평생을 암흑 속에서 사는 동물로서 굳이 시력은 필요 없을 것이다.


사진에서 보시다 시피 귓바퀴는 흔적 정도만 남아있고 몸에 난
솜털 수준의 빈약한 털들도 셀 수 있을 정도만 있을 뿐이다.
그러니 이름에 ‘벌거벗은 ---’ 의 형용사가 붙을 만도 하다.
평생 굴속에서 사는데 보온을 위한 털 따위가 필요 없어서
그렇게 되었을 것이다.

앞에 바다 코끼리의 그 것처럼 앞으로 튀어 나와 있는 두 개의
이빨은 땅을 파기 위한 도구이다.
바다코끼리와 다른 특징은 입을 다물고 여는 것은 이빨과
전혀 없어서 입술을 닫고 굴을 파갈 수가 있다는 점이다.
입을 연다면 작업 중에 계속 흙이 입으로 들어와 곤란한 점이
대단히 많을 것이다.

이 이빨로 땅굴을 파는 솜씨는 놀라워서 한 무리가 석 달 동안
합계무려 5키로의
부챗살 같은 땅굴을 파놓은 것이 발견되기도 했다.

폐는 극히 작아 공기 유통이 힘든 굴속에서 아주 작은 양의 산소로만
생활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굴속의 적은 양의 산소만 가지고 살기 위해서
호흡도 대단히 미약하게 한다.

가장 특징은 이 생쥐의 피가 전혀 따뜻하지가 않고
뱀처럼 차갑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피는 신체의 온도 조절을 하는 역할을 하지 못한다.
포유류의 특징인 변온 동물이라는 단어는 이 모래 쥐에
한해서는 적용이 안 되는 말이다.
모래 쥐의 또 다른 특징이 있다.
화상 등의 고통을 전달하는 P물질이라는 신경 전달 물질이 없어서
피부에 황산 같은 것이 부어져도 전혀 아픈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

굴속에 살지만 눈도 잘 보이지 않는 처지에 ‘쥐‘라는
이름 값을 해서 동작이 제법 빠르다.
더해서 몸을 돌리기 곤란한 좁은 굴에서만 살아 놔서
후진하는 속도가 전진하는 속도와 꼭 같은 기발한
구보 실력을 발휘한다.

가뭄 같은 재난을 만나면 신체 대사의 단 사분지 일만 쓰면서
동면 하듯이 버틴다.
모래 쥐에게 나무 같은 지상 식물 뿌리에 혹처럼 형성된 큰 덩이가
이들의 주식이다.
먹이치고는 대단히 독특하다.
이 뿌리의 혹 덩이를 파먹다가
어느 정도 먹었다 싶으면 거기까지 도달한 땅굴을 폐쇄하고
출입을 자제한다.

그리고 세월을 기다린다.
다시 뿌리 덩어리가 어느 정도 되 자라서 크기를 회복하면
다시 막았던 길을 터서 출입을 시작 한다.
그러니까 길러서 먹겠다는 것이니까 모래 쥐도 일종의
농사를 짓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보아야겠다.



모래 쥐들은 집단으로 산다.
대개 7-80마리 정도의 크기 집단이지만 먹이가 풍부한 곳에서는
무려 300 마리까지도 땅굴에서 몰려 산다.
수시로 땅굴을 파고 또 파고 또 파서 나무줄기처럼
여기저기 파 놓은 굴의 총 합계 길이가 대개는 수 키로가 넘는다.

신체적, 그리고 생리적인 독특함에 더해서 모래 쥐는
생태적으로 독특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모래 쥐의 조직 내 구성과 생활은 포유류 같지가 않고
개미나 벌을 닮았다.
개미 굴을 파보면 거기에 여왕개미가 있고 일개미가 있고
병정개미가 있듯 모래 쥐의 굴속에도 여왕 쥐가 있고
병정 쥐가 있고 일꾼 쥐가 있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엄격한 계급 체계에 의해서 다스려진다.
이들과 생태학적으로 비슷하게 사는 쥐들 집단이 있다.
사하라 사막에 사는 다마라랜드 두더지 쥐들은 생리적으로는 모래 쥐와
닮은바 없으나 개미의 집단처럼 사는것은 모래 쥐와 꼭같다.

여왕 쥐는 평균 암컷보다도 훨씬 크다.
여왕 쥐는 한두 마리의 종족 번식용 힘센 한 마리에서
두세 마리의 남자 비빈(妃嬪)을 거느린다.
남자 쥐들은 부지런히 성적으로 여왕님을 모시어 새끼를 생산함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집단 내에서 여왕 쥐의 근친 교배가 많아 같은 집단의
모든 모래 쥐들 유전자 검사를 해보면 대단히 비슷하다.

여왕 쥐는 단연 철권 통치를 한다.
감히 여왕에게 도전하는 쥐는 거의 없다.
여왕 쥐는 다른 암쥐들이 임신을 못하도록 감시하고 어기면
폭력적인 징벌을 가한다.
병정 쥐는 방위를 담당한다.
성 구별 없이 암수 다 자질만 되면 병정 쥐가 된다.
다른 집단이나 다른 동물들이 침범해오면 맹렬히 공격해서 격퇴시킨다.

맨 아래 계급에 놓인 일꾼 쥐는 체격이 가장 작다.
일꾼 쥐들은 죽도록 굴을 파고 먹이를 챙겨 와야 한다.

여왕이 죽으면 집단 내에 왕위 계승을 위한 격렬한 투쟁이 있고
차기 여왕이 등극하여 전 여왕과 꼭 같이 남자 비빈을 거느리고
부하들을 거느리며 철권통치를 한다.

벌 들이 분봉을 하듯 이들 모래 쥐도 실력 있는 여자 지도자가 생기면
나름대로의 무리를 만들어 또 다른 집단을 만들어서 분가해버린다.



다행히 멸종의 위기는 없다고 한다.
이렇게 알려지지 않았던 특징을 가진 모래 쥐들은 그들의 서식지가
농경지도 아니고 개발지도 될 수없는 건조한 초원지대의 지하라서
자기들 나름의 종족은 잘 보전해 나가고 있다.

모래 쥐에 관해서 마지막으로 기록 해 놓고 싶은 것은 우리 눈에는
무슨 몹쓸 병에 걸린 같아 시원치 않아 보이는 모래 쥐의 평균
수명이 쥐 중에서도 최장인 25년(동물원 관찰)이나 된다고 한다.


이만한 크기의 동물로서는 믿을 수 없는 장수 동물이다.
훨씬 장수 할 것 같이 보이는 개보다도 훨씬 길고 코끼리와도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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